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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스토리

평균-분산 모형에서 가장 핵심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by jeffstory 2023. 7. 16.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오래된 자산배분 계량모델인 평균-분산모형(meanvariance model)은 단순히 상징적 의미만을 가진 모형이 아니다. 여러 개별 자산들의 수익성과 리스크를 독립변수로 삼아 최소 리스크와 최대 수익의 접점을 구한다는 의미에서 평균-분산모형은 자산배분전략 목표에 가장 잘 부합되는 모형이라 볼 수 있다. 그래서 평균-분산모형은 여러 사람이 폭 넓게 활용하는 대안이 되었다. 하지만 실제 적용함에 있어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바로 자산들의 기대수익률을 합리적으로 산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술적 차원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평균-분산모형은 이론적으로 완결하다는 평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투자에 적용하기 어려운 교과서적인 이론에 불과할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최근에는 리스크 기반 자산배분 방법론이 주로 논의되고 있다. , 기대수익률과 리스크 두 개의 변수가 필요했던 평균-분산모형과 달리 리스크 배분 모형은 기대수익률 부분은 과감하게 포기하고 리스크의 양만을 근거로 하여 자산배분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전략으로는 리스크 패리티(risk parity) 방법이 잘 알려져 있다. 물론 이 전략 외에도 MRSP(Maximum Sharpe Ratio Portfolio), MDP(Maximum Diversification Portfolio), MVP(Minimum Variance

Portfolio), IVP(Inverse Variance Portfolio)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사실 자산배분모델 중 가장 대중적이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모델은 평균-분산(mean-variance)모형이었다. 이 모형은 개별 자산들의 기대 수익률과 리스크만을 독립변수로 활용해 이상적인 배분비중을 산출해 내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다. 구조는 단순하지만 논리적으로 흠이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서 현재도 많이 활용되고 있는 모형이다. 평균-분산모형은 시장참여자이 합리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투자자들은 최소의 리스크와 최대의 수익을 추구하고, 이런 합리성에 근거하여 최적 배분비중을 결정한다. 평균-분산모형은 이렇게 심플하면서 합리적인 이유로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그렇지만 실제 투자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였다. 기대했던 것과는 다르게 비중 배분 결과가 합리적인 어느 타협선이 아닌 극단적으로 한쪽 방향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많았던 것이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났을까? 이유는 바로 이 모형의 전제인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위한 자산들의 수익률을 구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기대수익률을 구한다는 것이 기술적 한계가 아니라 이 모형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일 수 있다는 점이다. , 각 투자 주체들의 금융시장에서의 이해도나 지적인 능력의 차이가 아니라 자산들의 수익성을 전망한다는 시도 자체가 너무 비합리적인 무모한 이론이라는 것이다. 이런 생각은 효율시장가설과 비슷한 면이 있다. 우리가 접하는 시장이 모든 정보가 이미 가격에 반영된 효율적 시장이라 가정한다면 향후 가격을 전망할 수 있는 근거는 없게 되는 것이다. 실제 대부분의 자산은 계량분석결과 아무런 규칙이 없이 행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가장 기본이 되는 전제가 흔들리게 되면 아무리 이론적으로 좋아 보여도 평균-분산 모형은 적용할 수 없는 이상적인 생각에 불과한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오래 전부터 여러 시도를 해 왔다. 대표적인 모형이 바로 블랙-리터만 모델이다. 블랙-리터만 모형은 기대수익률을 자의적으로 계산하기 보다는 초과내재수익률(implied excess market return)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시장에서 자연적으로 형성된 각 자산간 시가총액 비중 차이를 자산별 수익률로 역산하는 방법을 취했다. 이러한 개선 방법으로 인해 이 모형은 평균-분산 모형을 보다 확실하게 안정성 있게 적용할 수 있는 모델이라는 평을 받았다. 물론 이 모형도 문제는 있다. 현실 시장에서 자산간 시가총액의 격차가 단지 수익률과 변동성의 함수라는 간단한 상수에 의해서면 결정되는 것이냐는 의문이다.

 

이런 의심이 일리가 있는 것은 국가별 주식시장 사이의 시가총액 차이를 보면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선진국 증시의 시가총액이 한국증시 대비 30배가 크다고 해서 선진증시의 위험조정수익률이 30배 우월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앞서 지적한 대로 이 모형을 그대로 우리나라에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나온 리스크 기반 배분모형도 매우 단순한 구조이다. 각 자산들의 변동성에 반비례 하도록 비중을 부여한다는 것이 원칙이다. 그래서 이 모델에서는 안전자산에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다. 리스크를 가능하면 균등하게 배분한다는 전략은 평균 리스크 량에 있어서도 시장지수 보다 안정적일 수밖에 없다. 리스크와 수익률 곡선의 볼록한(convexity) 특성상 자산의 리스크 량 감소가 수익성 하락폭보다 더 크게 됨으로 안정적인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 물론 자산가격 변동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면 자산배분전략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효율적 시장에서 규칙성 없이 움직이는 자산들을 통해 장기적으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위험 대비 수익률이 우수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전략일 것이다.

다만 리스크 배분 모델 중에서도 어떤 방법을 택하는가에 따라 결과는 차이가 있어 보인다. MDPERCPIVP에 비해 변동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과거 증시급락 국면에서 MDP의 포트폴리오 조정은 다른 모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하락을 경험하였다. 이렇게 결과가 나타난 이유는 이 모델들 사이의 작동원리가 다르다는 점에서 원인이 있다. , 특정 변수를 목표 값으로 최대화 혹은 최소화 방법론으로 접근하는 모델은 특정 자산으로 비중 쏠림이 발생하기 쉽다. 이런 현상은 MDP뿐 아니라 MSRPMVP 에서도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현상이다. 그렇지만 리스크의 균등한 배분 자체를 목표로 하는 ERCPIVP는 리밸런싱 강도 자체도 온건하고 포트폴리오 변동성 역시 안정적인 특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방법상의 차이는 투자 시간이 흐를수록 결과 치에서 차이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보면 중요한 것은 어떤 모형을 선택하는가 보다 내가 시장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되는가와 모델을 그대로 적용할 것이 아니라 내게 맞는 방식으로 변형할 수 있는 경험적인 측면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중간에 수익이 나지 않는다하여 적용하는 모델을 수시로 바꾼다면 오히려 나중에 나타나는 결과가 무엇으로 인한 것인지 판단하기 더 어렵게 된다. 따라서 지극히 개인적인 측면의 가중치를 가질 수 있는 시장의 적응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