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것이 기업이기 때문에 경영상 어려움에 봉착하면 가장 먼저 인건비를 감소시키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구조조정이라는 명목 하에 오랜 기간 해당 업무에 숙련된 근로자를 감축하는 경우도 있는데 역사적으로 볼 때 이런 기업의 의사결정은 미봉책에 불과할 때가 많다. 기업이 생존하는데 필요한 경쟁력은 비용을 줄이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우수한 품질의 재화를 생산하고, 소비자 만족을 얻어내야 하는데 있다.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기업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실력을 갖춘 경험 많은 직원들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사실 기업 경영이 어려울수록 더 많은 연구개발에 투자해야 한다는 말도 이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성공하는 기업들 대부분은 우수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의 헌신적인 활동이 밑거름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을 인간존중경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조직 내에서 구성원들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가진 존재로 존중해주고 구성원들 스스로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주어진 직무에 매진하여 조직이 잘 되는 것이 내가 잘 되는 것이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 바로 인간존중경영의 정형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인간존중의 좋은 예가 일본의 파나소닉을 창업한 마쓰시타 고노스케 회장의 일화에 잘 나타나 있다.
하루는 마쓰시다 회장이 구내식당에서 식사할 때였다. 그날 메뉴는 비프스테이크였다. 그러나 회장은 거의 식사를 하지 않은 채 식당을 나가며 직원들에게 구내식당의 주방장을 불러달라고 했다. 많은 직원들은 그 주방장이 회장에게 야단을 맞을 것이라 예상했다. 함께 자리했던 임직원들 역시 아마 회장이 음식 맛이 없어 식사를 거의 못했으니 주방장을 혼낼 것이 명백하다 예상하고 덩달아 긴장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마쓰시다 회장은 주방장에게 이렇게 말했다.
“오늘 당신이 만든 음식은 아주 훌륭했지만 마침 내가 속이 좋지 않아 조금밖에 먹지 못했습니다. 혹시 내가 남긴 음식을 보고 당신이 불편할까봐 이렇게 불렀습니다.”
회장은 진심으로 직원을 존중하고 마치 주인 대하듯 행동했던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본 직원이라면 누구라도 마쓰시다 회장에 대해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는 평생 ‘인간존중 경영’을 실천한 일본의 대표적 경영인이라 평가받고 있는데 이런 일화를 통해 그런 마쓰시다 회장의 진면목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하겠다.
직원이 행복한 인간존중 경영은 실제 기업 현실에서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 중요한 핵심 전략이 되고 있다. 성공적인 기업을 만드는 기준이 경영자들이 정한 성과나 목표의 빠른 성취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내가 재능 있고 창조적인 사람들에 둘러싸여 그들과 깊은 교류를 통해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에 스스로 몰입할 것인가?’에 맞추어져 있다.
성공적인 조직은 다른 어떤 요소보다 사람을 중시한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교수 제프리 페퍼(Jeffrey Pfeffer)는 <휴먼 이퀘이션>(The Human Equation), <숨겨진 힘, 사람>(Hidden Value) 등의 저서에서 ‘조직이 지속적 경쟁우위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인간존중 경영을 실천해야 한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즉, 어떤 기업이 경쟁기업에 비해서 더 높은 성과와 수익을 내도록 경쟁력을 높이고 경쟁우위를 가지려면 낮은 원가, 더 좋은 품질, 또는 고객만족을 우선순위 전략으로 추진하기보다 기업 구성원을 최우선으로 여김으로써 그들이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고객의 로열티(충성도)를 높여서 누구나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지속가능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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